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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

필요한 건 용기 - 7개월 만에 DELF B1 취득기

모로코에서 삶은 1차적으로 정리가 되었지만, 지속적으로 재진출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를 위해 KOICA의 코디네이터를 1차 목표로 삼고 제2외국어의 가점을 받기 위해 DELF를 취득하기로 목표를 삼았다. 

 

우선 학습의 지속성을 유지하기 위해 학원을 알아보았다. 프랑스어 학습자라면 누구나 한 번은 들어봤을 '신중성 어학원'을 선택하였다. 

 

DELF A2를 목적으로 하여 주 3회 월, 수, 금 저녁 반을 선택하였는데 첫 달에는 나와 프랑스 유학을 준비하던 중국인 친구 둘 뿐이었다. 개인적으로 이런 규모를 선호하는데 이유는 규모가 작을수록 선생님과 독대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기 때문에 내가 얻어갈 수 있는 것들이 훨씬 많기 때문이다.

 

학원은 단 한 번도 빠지지 않았고 과제도 웬만하면 다 하려고 했다. 그리고 그 결과 나는 3개월 후 11월에 있던 시험에서 A2를 취득하였다.

 

그리고 이때까지 몰랐다. DELF B1과 A2는 가점이 동일하다는 사실을.

하지만 무식하면서 간절했기에 나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B1 코스 역시 등록하였다. 그리고 이때 깨달은 점,

 

뭐든 일단 시도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이후 코스에는 시간을 오후 5시 수업에서 7시로 옮겼는데 퇴근을 하고 오는 직장인 수강생들이 많은 시간이라 수강생이 전 타임보다는 훨씬 많아졌다. 그리고 그분들은 이미 나보다 더 공부를 오래 하신 분들인지라 실력도 훨씬 좋았다. 

 

하지만 다들 시험을 보는 것에는 부담을 가지고 있었다. 선생님께선 여러분들 정도면 충분히 취득할 수 있을 거라고, 경험 삼아라도 보라고 하셨는데 대부분이 자신의 실력을 스스로 믿지 않았고, 더불어 비싼 수험료도 이유가 되기도 했다. 그래서 그 반에서 시험 접수를 한 사람은 나밖에 없었다. 

 

나라고 딱히 내가 취득을 할 거라곤 생각도 안 했다. 선생님 역시 항상 경험으로 보자고 강조를 하셨기에...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2가지 이유로 조금의 희망을 스스로에게 부여했는데 

 

첫 번째, 시험은 반만 맞으면 된다는 점이다. 

델프는 듣기, 읽기, 쓰기, 말하기 총 4가지에서 과락 점수인 5점 미만을 넘기고, 총점이 100점 만점에 50점만 돼도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 듣기, 읽기에서 찍어서라도 반을 넘기고 상대적으로 시간이 많이 필요한 쓰기와 말하기는 내가 자신 있는 주제가 나오길 바라며 자신감을 가졌다.

 

두 번째, 취득하는 인원이 55% 정도이다.

즉, 응시자 중 반 이상은 B1을 취득한다는 것이다. 이 정도의 합격률이라면 엄청 어렵지는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 두 가지만 믿고 나는 시험에 응시했다. 그리고 기적처럼 정말 총점 55점으로 간신히 55% 안에 들어 자격을 취득할 수 있었다. 

사실 정말 어려웠던 건 듣기였다. 듣기가 오히려 과목 중 최고로 낮은 점수를 받았다. 그야말로 간신히 과락을 면했다. 

 

그래서 혹시 이 글을 읽는 분들께 드리는 팁이라면 듣기를 정말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는 점이다. 더불어 또 한 가지 팁은 출력을 많이 하셔야 한다. 즉, 글쓰기를 많이 연습하면 실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

 

그리고 글쓰기를 할 때, 출제자를 놀라게 하자는 전략을 취하면 공부가 재밌다. 어차피 응시자들의 수준은 고만고만하다. 그러기에 나오는 주제들도 한정적이고, 쓰는 표현도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 이때, 차별화 전략으로 한 두 문장 정도에 중급자 이상의 레벨의 문법(제롱 디프, 가정법 등)을 숙지하여 킬링 벌스처럼 사용하여 '어때, 생각도 못했지? 깜짝 놀랐지?'라고 혼자 상상하며 공부를 하다 보면 좀 더 재밌게 연습을 할 수 있었다. 

 

서른 넘어서 배우기 시작한 프랑스어는 여전히 어렵지만 그래도 한고비 한고비 넘어갈 때마다 익숙해지며 더디지만 친숙해져 가는 느낌이다. 

 

파리에 바게트 하나 들고 거닐며 여유를 부릴 수 있는 그날까지, Bon Cour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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