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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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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 살이 - 퇴근 후 맥주 새로운 관리자가 오면서 일이 고되어졌다. 모로코의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없으니 일이 되지 않는 것이 모두 내가 열심히 하지 않은 탓이 되어지고 있었다. 아무렇지 않게 뱉어대는 말을 들으며 참고 듣다가 본인의 잘못을 같이 지적하자 고함과 함께 전화기를 내리치는 소리에 같이 내려쳐 부술 뻔 했다. 가까스로 감정을 추스른 후에, 아니 혼자서 온갖 욕을 다뱉어낸 뒤 사무실로 찾아온 동료에게 푸념을 털어 놓으니 좋은 곳을 찾았다며 퇴근 후에 가자고 한다. 시내 번화가 쪽 한구석에 위치한 간판도 없는 곳. 보통 술을 마시려면 삐까뻔쩍 한국 가격 감안하고도 비싼 곳을 찾아가야 했는데 간만에 시골 살던 시절 감성이 있는 곳을 방문하게 되었다. 이미 자주 왔었다며 호탕하게 웃고 동료가 주문한 맥주 시원한 맥주를 반이상 ..
모로코 여행 - 비행기로 타가주트(Taghazout) 가기(feat.아가디르) 종종 서핑을 같이 즐기던 영국 친구들과 서핑 스팟으로 유명한 타가주트에 가기로했다. 타가주트는 아가디르(Agadir) 옆의 조그만 소도시이다. 하지만 서핑을 즐기는 친구들 사이에서는 굉장한 핫플레이스로 유명하다. 라밧살레 공항에서 국내선을 처음으로 시도해 보았다. 공항에 도착해서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진입했는데 인터네셔널 터미널이 아닌 도메스틱으로 가라고 했다. 모로코 국내선은 국제선에서 5분정도 떨어진 곳에 덩그러니 놓여져있다. 나는 국내선은 여권이 따로 필요없을 줄 알았다. 하지만 혹시 몰라 챙겨갔는데 체크인을 할 때 여권을 요구했다. 국내선 이용시에도 여권을 항상 챙겨야 한다. 아가디르는 보통 라바트 기준 차량이나 기차로 6시간 정도 걸린다. 비행기는 1시간이면 도착해서 너무 편하고 좋았다. 가격은 ..
모로코 살이 - 뺑소니를 당하다(feat. 한밤의 추격전) 뺑소니를 당했다. 어처구니가 없었다. 모로코는 좌회전 신호가 없다. 좌회전을 하려면 가다가 멈춰서 깜박이를 켜고 적당히 눈치봐서 들어가야 하는 매우 위험한 행위이다. 다만 그날은 밤이었고 도로는 텅비어있었다. 좌회전을 하려는데 뒤에서 갑자기 급정거할때 나는 타이어 스키조 소리가 들렸다. 뭐지? 하는 순간 차 옆에 충격이 전달되어졌다. 순간 3초정도 벙쪄있었다. 뭐야 사고 당한 건가? 하는 순간 내 차를 받은 차가 그대로 달리기 시작했다. 정말 짧은 순간에 '황당함-당혹함-분노'라는 3가지 감정을 겪고 나는 바로 그 차를 쫓아갔다. 클락션을 울리면서 쫓아가니 비상등을 켠 채 내달리기 시작하는 상대방 차. 달리며 위험한 순간들도 있었지만 눈에 보이는게 없었다. 잡아서 박살을 내버리겠단 생각뿐이었다. 3키로 ..
모로코 맛집 - 라바트에서 회전 초밥을? Matsuri 사실 모로코에서 초밥(현지인들은 스시라고 부른다) 먹기는 어렵진 않다. 왠만한 마트에서도 찾을 수 있고 식당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하지만 맛있는 집을 찾기는 여전히 어렵다. 그러던 와중에 그나마 장어 초밥과 가라아게가 먹을만 했던 식당이 바로 'Matsuri' 였다. 입구에 들어서면 오픈 주방이 보인다. 그리고 그 옆에선 우리나라의 회전 초밥처럼 몇개의 초밥이 돌고 있다. 사실 초밥이라 부르기도 뭐하다. 밥알이 진회장 뒷목 잡을 만큼 많다. (떡이라고 불러도 될 정도 인듯..) 그래도 모로코에서 이정도면 굉장히 웰메이드 초밥이다. 예전에 시내 쪽에 현지인 친구가 자기가 좋아하는 곳이라는 식당을 갔다가 너무 맛이 없어 허기에 여러개를 시켜놓고선 콜라만 마시다 나왔다. (과일을 올려서 만들었다.....
모로코 생활 - 마음이 아프지만, 그 마음만으로는 할 수 없는 것들이 현실 처음 모로코라는 나라를 인지하게 됐던건 8년전 아일랜드에 잠시 지낼 때였다. 한국인 친구 한명이 여행으로 사하라 사막을 다녀왔다고 하면서 모로코라는 나라에 대해 그때 처음 인지를 하고 한번쯤 가보고 싶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2018년에 코이카 봉사단원에 지원하게 되었고 1지망도 아닌 2지망에서 모로코로 오게 되었다. 그리고 당연히 삶은 대도시가 아닌 시골에서 시작하게 되었다. 시골에서의 삶은 사실 꽤 나쁘지 않았다. 집 주인은 경찰이었고 기관장도 매우 호의적이었다. 따박따박 월세를 직접 전화까지 해가면서 주는 나를 집 주인은 너무 좋아했다. 남들이 거주증으로 고통받을 때(동료 단원들은 경찰이 오라고 했다가 오늘 안된다고 내일 오라는 식으로의 일들을 너무나 많이 받았고 여성 단원들은 가끔 희롱에 ..
모로코에서 연애 - 그 감정이 진짜라고 확신할 수 있나요? 모로코로 다시 돌아오던 날, 모로코 현지어를 가르쳐주던 선생님이 결혼식 사진을 인스타에 올렸다. 고작 24살인 그녀가 결혼을 하는 것도 놀라운 사실이지만(사실 모로코는 상대적으로 결혼 시기가 매우 이르다), 상대방이 한국 남자라는 사실에 더욱 놀라 연락을 취했다. 나 : "와우!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결혼을 하다니 축하해!!!" 그녀 : "고마워 야씬, 그렇게 되었어." 나 : "어떻게 된 일이야! 어떻게 만난거야?" 그녀 : "메신저로 연락하고 지내다가 결혼을 하기 위해 그가 찾아왔어." 나: " 아, 원래 모로코에 지내던 사람이 아니야?" 그녀 : "응, 우리는 페이스북으로 만났고 그와 만난건 오늘이 처음이야." 그렇다. SNS의 발전으로 이제 국경은 허물어졌고 더이상 국제 연애와 결혼은 흔하..
모로코 여행 - 사하라 사막을 마주하다 누구나 한번쯤은 사하라 사막에 들어봤을 것이다. 소설 어린 왕자에서 그려지는 모습들, 밤하늘을 가득 채운 별에 대한 기대. 그리하여 누군가에게는 한번 쯤 방문해 보고 싶은 곳이라고 생각한다. 모로코는 사하라 사막을 방문하기로 유명한 곳이며 나름 접근성이 제일 좋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친구의 방문을 계기로 함께 계획만 세웠던 사하라 사막을 향한 여정을 떠나게 되었다. 보통 사막을 갈 때는 페스(Fes)나 마라케시(Marrakesh)에서 수프라 버스를 타고 9시간 여를 달려 메르주가(Merzouga)라는 도시로 이동하여 거기서 투어 업체와 컨택을 한다. 거기서 낙타를 타거나 ATV를 선택하여 베이스캠프에 이동해 하루를 보내고 오는 스케줄이다. 그런데 그 도시 자체가 사막과 인접해있다 보니 이동하기가 영 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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