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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 살이

모로코에서 집 구하기 - 싱글을 위한 집은 없다

워킹비자 거절로 인해 나는 퇴사를 결심함과 동시에 이직을 준비했다.운이 좋았는지 성공적으로 이직을 하였고
나는 카사블랑카에서 라바트로 거처를 옮기게 되었다.
 
카사블랑카는 경제도시이다. 기업들은 대부분 카사블랑카에 진출해 있으며 돈이 가장 많이 모이고 돌기 때문에 물가 역시 비싸다. 
 
반면 라바트는 행정 도시이다. 공공기관들과 대사관들이 모여있고 국왕 역시 라바트에 있기 때문에 도시가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정리가 잘 되어있다. 
 
그러기에 물가 역시 카사블랑카가 더 비싸다고 생각했었고 그렇게 느껴졌었다.
하지만 지금, 그 어설픈 생각은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카사블랑카에서 기존에 살던 아파트는 8500 모로코 디르함. 한화로 106만원 정도 하는 곳이었다. 사실 이곳도 굉장히 비싸다고 생각했었다. (예전 시골에서 봉사단원일때 거실 두개에 방 한개 그리고 주방이 따로 있는 집이 2700 모로코 디르함이었다.)

하지만 지금 라바트에서 구하는 집마다 11000 디르함, 130만원에 가까운 월세를 요구하고 있다. 
 
순간 내가 지금 강남에서 집을 구하는 건가 싶기도 한 생각마저 들었다. 하지만 이 것은 험난한 여정의 서막에 불과했다.
 
모로코에서는 집을 구할 때 집주인을 직접적으로 알지 않는 이상은 임대 에이전시를 통해 들어간다. 보통 '무바왑(Mubawab), '아비또'(Avito)라고 하는 매매 사이트를 보고 연락을 취한다.  

Avito 사이트, 허위 매물도 많다.

맘에 드는 곳 한곳을 찾아 연락을 취했더니 에이전시가 두가지 질문을 했다.
 
'거주기간은?','그런데 가족이 있니?'
 
그래서 난 '1년 정도야, 아직 싱글이고.' 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돌아온 답은 '미안, 싱글한테는 집을 임대하지 않아.' 
 
눈을 의심했다. 왜?? 왜 싱글은 안되지
 
인스타에 올리니 현지 친구들의 공통된 대답이 디엠으로 날아온다.
답은 하나, '여자 많이 데려오고 파티 하니깐.' 

어 아직 싱글이야

세상에나. 그러지도 못하는 슬픈 현실이지만 그보다 앞서 21세기 사회에서, 그것도 관광객 유치와 기업투자에 목을 메는 이 곳이 단순 임대 계약에서부터 말도 안되는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고 있다는 것에 실소가 터져나왔다. 
 
하나하나 정말 쉽지 않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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