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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Treviso를 아시나요? - 베네치아 옆 아기자기한 소도시

라마단이 끝났다. 이후 이드(Eid)라는 명절이 찾아오기에 4일의 휴일이 생겼다. 이에 맞춰 잠시 유럽이라도  다녀올까 싶어 항공권을 찾던 중 11000원이라는 말도 안되는 가격에 베네치아행 왕복 항공권을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 티켓은 4배로 오른 뒤에야 구매 확정을 할 수 있었는데, 모로코 정부는 언제나 이드 날짜의 공식 발표를 라마단이 끝나는 날 발표하기 때문에 혹시나 있을  변동에 대비했어야 했다. 그럼에도 45000원이라는 가격은 꽤나 합리적으로 느껴졌고 그렇게 베네치아로 떠날 수 있었다. 

 

베네치아는 2개의 공항이 있다. 모두가 생각하는 수상 도시 베네치아로 가기 위해선 '베네치아 마르코 폴로(Venezia Marco Polo Airport) 공항'으로 가야하고 내가 이번에 간 곳은 베네치아 트레비소라는 아주 작은 공항이었다. 

공항은 정말 작다. 비행기에서 내리면 걸어 들어가서 바로 입국 심사 받고 들어가면 끝이다. 

 

이후 10유로에 공항앞에서 버스 편도를 끊고 메스트레(Mestre)라는 시내로 들어갈 수 있었다. 

 

트레비소는 확실히 특별한 무언가는 없었다. 물론 큰 광장도 몇 개 있었고 커다란 호스텔도 있어 관광객들이 어느 정도 있었고 보통 반나절 정도 할애를 하는 곳 같았다. 버스가 있긴 했지만 굳이 타지는 않았고 그냥 구글맵을 보며 발 닿는대로 걸어보았다. 

 

걸으면서 살펴보니 카페와 펍에서 다들 오렌지색의 영롱한 음료를 마시고 있었다. 무엇인가 싶어 궁금해 한 펍에 들어가 물어본 뒤 주문하였고 이것이 Spritz 라는 이탈리아의 국민 음료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Spritz는 이탈리아에서 식전주로 많이들 마시는데 영롱한 색깔과 함께 상큼하게 즐길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개인적으로 리큐르는 캄파리보다는 아페롤을 추천! 밀라노에서는 잔당 8유로하는데 트레비소에서는 그 반값인 4유로에 즐길 수 있었다. 

눈과 입 모두 즐거운 스프리츠

한 가지 더 좋았던 점은 바로 축구 유니폼이었다. 뜬금없겠지만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것이다. 특히 유니폼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베네치아 축구팀이 유니폼을 굉장히 고급스럽게 잘 뽑아낸다는 것을. 

특히 21/22 시즌 유니폼은 역대급이라 불리며 대란까지 일었었다. 

21/22 베네치아 홈 유니폼

그리고 한국에서 열풍이 일었건만... 스토어 내부에는 모든 사이즈의 수량을 보유한 제품들이 한 가득이었다. 개인적으로는 홈보다는 어웨이 킷이 더 이쁜 거 같아 어웨이만 하나 들고 돌아왔다. 가격은 90 유로. 

 

이 후 그저 걸으면서 도시 구경 좀 하고 카페에 앉아 Spritz를 마시며 여유를 즐겼다. 거창하게 무언가를 보아야하고 액티브한 여행을 하는 것도 좋지만 가끔은 그냥 이런 소박한 곳에서의 하루 정도도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 내가 유니폼을 구하고 신나했던 것처럼 또 누가 알까. 나만의 취향을 발견하고 즐길 수 있을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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