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탕헤르 메디나 쪽에 오코노미야키를 먹을 수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일본인 사장이 운영하는 가게라해서 현지식이 아니라 그나마 좀 괜찮은 아시아 음식을 먹을 수 있을까 싶어 방문해보았다.
찾는 것도 굉장히 쉬웠다. 택시를 타고 카스바 뮤지엄으로 가자고 했고 들어서서 얼마 지나지 않아 만화 캐릭터를 그려놓은
메뉴판과 일장기를 만날 수 있었다.
가게 이름은 'Hatanaka Kasbah'. 테이블 2개 정도에 작은 가게였지만 일본의 감성과 모로코의 분위기가
묘하게 어우러진 가게였다.
입구에 들어서자 밝게 인사를 하는 그. 김흥국씨를 묘하게 닮은 주인장을 보며 아시아인들끼리의 복잡 미묘한 눈빛을 주고 받았다.
이것저것 묻고 싶었지만 음식이 너무 궁금해서 우선 주문부터 하였다.
나는 미소라멘과 타코야끼를 주문하였다. 가격은 두개 합해 90디르함(12000원) 정도로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라밧에 밥알이 500개는 될법한 떡초밥이 2피스에 40디르함 정도 하는걸 생각하면 훨씬 저렴했다.
외국인 관광객을 배려하여 비건식으로도 조리를 하는듯 했다. 타코야키에 들어가는 생강 등이 괜찮을 지 묻는
주인의 생김새와는 다른 세심함에 또 놀라게 되었다. (터프하게 생겨서 하는 말이다. 실제로도 일본어 강습도 운영하고 꽤나 활발해 보이는 사람이었다.)
먼저 나온 음식은 미소라멘. 놀라웠다. 진짜 50디르함이 아깝지 않은 금액이었다.
맨날 짜거나 단 여기 음식만 먹다가 야채와 미소에서 나오는 일본식 특유의 슴슴함이 너무 맛있었다.
면 역시 본인이 직접 만들어서 더 쫄깃했고 국물과 잘 어우러졌다.
기름기 없이 담백해서 너무 맛있게 흡입을 해버렸다.
두번째는 타코야키, 기대 엄청했었는데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겉바속촉을 잘 구현했고 안에 문어와 야채들이 잘 어우러져
너무 맛있었다. 한가지 아쉬웠던 것은 소스를 바베큐 소스만을 이용했는데 특유의 단 맛이 녹진한 맛을 좀 방해하기도 했고
아쉬웠지만 이정도면 뭐 완벽했던 것 같다.
예전에는 격투기 선수, 군인, 축구 선수들을 보며 감탄했었다. 압도적인 피지컬과 위닝 멘탈리티에서 나오는 엄청난 퍼포먼스들.
하지만 요즘은 이런 사람들이 멋있다. 정말 철저히 이국적인 지역에서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
먹는 도중 축구공을 가지고 놀던 아이들의 공이 바깥에 세워진 메뉴판을 강타했고 저벅저벅 걸어 나가 굵은 목소리로 고함을 치는
그를 보며 동질감도 많이 느꼈다. 얼마나 많은 일들이 짧은 시간동안 그를 괴롭혔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찾아주는 이들을 위해 요리하는 그를 위해 간바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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