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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 살이

모로코 살이- 사고를 당하다(황당한 보험처리)

아침 출근길에 사고를 당했다. 

집 주차장에서 나와 가다보면 사거리가 나온다. 일단 멈춰서 주변을 살핀 뒤 건너려는데 갑자기 왼쪽에서 차가 튀어나왔다. 급브레이크를 밟았지만 워낙 빠르게 튀어나왔기에 받히고야 말았다.

직진해서 가던 나는 오른쪽으로 틀어질만큼 받혀버렸다.

 

모로코 운전자들의 운전은 진짜 욕이 나올정도로 엉망진창이다. 과속은 물론 깜박이는 켜는 법이 없다. 중앙선 침범과 역주행, 갑자기 차를 세우고 그냥 깜박이를 켜 피해가야하는 상황들. 좌회전 신호는 존재하지 않는다. 없다. 말 그대로 좌회전 신호라는게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직진 신호에 치킨 게임을 일상적으로 해야한다.

평소에도 이로 인해 신경을 곤두세우고 하루에 기본적으로 쌍욕을 3번 이상은 한다. 그리고 오늘 기어코 사고가 나고야 말았다. 

 

불행 중 다행인지 몸에 이상은 없었다. 너무 화가 나면서 동시에 패닉이 찾아왔다. 정신을 좀 차리고 현지인 직원에게 전화를 했고 한국인 직원분들과 함께 같이 왔다. 

 

헌데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경찰들이 왔는데 내가 나오던 방향에 멈춤 신호가 있었기에 내 과실이라는거다. 

(참고로 모로코는 블랙박스 영상이 불법 촬영으로 간주되어 아무런 법적 효력이 없다. )

멈췄다가 나와도 옆에서 받아버리는데 어떡하라는 건지? 

현지인 직원에게 설명을 했지만 그는 그냥 어깨를 으쓱할 뿐이다.

 

더 심각한건 보험사다. 결론적으로 나는 한푼도 보상받지 못하고 전액을 다 자비로 처리해야했다.

이유는 내 차가 출고한지 15년이 지났기 때문이란다.

 

손해 사정사는 슬리퍼를 신고 오토바이를 타고 한 시간 후쯤 나타났고 경찰과 쑥덕쑥덕하더니 서류에 사고 지점을 손으로 그렸다. 그러고는 의미 없는 싸인을 받고는 사라졌다. 

 

지금 내 심정과 멘탈은 사하라 사막보다 더 황량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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