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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 살이

모로코 살이 - 뺑소니를 당하다(feat. 한밤의 추격전)

뺑소니를 당했다. 어처구니가 없었다. 
모로코는 좌회전 신호가 없다. 좌회전을 하려면 가다가 멈춰서 깜박이를 켜고 적당히 눈치봐서 들어가야 하는 매우 위험한 행위이다.
 
다만 그날은 밤이었고 도로는 텅비어있었다. 
좌회전을 하려는데 뒤에서 갑자기 급정거할때 나는 타이어 스키조 소리가 들렸다. 뭐지? 하는 순간 차 옆에 충격이 전달되어졌다. 
 
순간 3초정도 벙쪄있었다. 
뭐야 사고 당한 건가? 하는 순간 내 차를 받은 차가 그대로 달리기 시작했다. 정말 짧은 순간에 '황당함-당혹함-분노'라는 3가지 감정을 겪고 나는 바로 그 차를 쫓아갔다.
 
클락션을 울리면서 쫓아가니 비상등을 켠 채 내달리기 시작하는 상대방 차. 달리며 위험한 순간들도 있었지만 눈에 보이는게 없었다. 잡아서 박살을 내버리겠단 생각뿐이었다. 
 
3키로 정도를 미친듯이 내달렸을까. 결국 그 차는 멈추었고 나는 그대로 차 앞을 내 차로 가로 막은 뒤 내렸다.
 
정말 미친듯이 한국말로 욕을 퍼부었다. 
그 녀석은 "My Mom, My Mom" 이라며 엄마 팔기를 시전했다. 야밤에 소리를 쳐대니 주변 모로칸들이 슬금슬금 모이기 시작한다.
 
상황을 대충 파악한 뒤 경찰에 신고해라, 봐줘라 훈수가 날아오는데 정작 운전자 놈은 차에 앉아서 그냥 지네 엄마만 찾고 있다. 최소한 사과라도 하던지 그런것도 없다.
그저 책임 회피를 하기위한 궁리만 할 뿐이다.  
 
30분정도 화를 내고 난 뒤, 
갑자기 찾아온 현타.
내가 왜 여기서 이러고 있지. 
 
사고 위기만 수차례에 결국 당한 사고만 2번째이다.
 
이번에도 보험사는 정말 늦게 왔고 보험 처리에는 3시간이 걸렸다. 엄마가 위급하다며 비굴하게 굴던 놈은 지 차에서 나올 생각도 안하고 경찰 부르지 않고 보험처리 하는 것에 신이 났다 보다.
 
결론은 어떻게 됐냐면 아무 것도 못 해결했다. 
내 차가 아직 서류 처리가 안되어 있었고 (나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그로인해 차량이 온전히 내 것이라는 증명을 못한 것이었다.
 
우리 쪽 보험에 연락하면 해결해 주겠다 했고
나는 다음날 출근해서 현지 직원에게 물어보니
"어 그거 그때 늦게내서 아직 처리가 안됐어"
 
세상에, 그게 벌써 8개월도 더 된 얘기인데..
 
할 말을 잃었고 그냥 애써 웃어보이며 나 사고 당했다.
근데 처리 못했다 했더니 그저 오마이갓 오마이갓 이러고만 있다. 
 
그래 정말 오마이 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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